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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아이들, 린드그렌처럼 즐겁고 당차게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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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8-04 17:59 조회 7,59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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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위험해서 그것을 다루는 사람들이 절대 실수를 하면 안 되는 것을 어떻게 만들 수 있나요?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위험한 쓰레기가 나오는 것을 만들 수 있나요? 그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을 아직 전혀 알지 못하는데 말입니다.”

이것은 핵개발에 반대하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의견이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일본의 원전사고 이후 또다시 핵개발의 위험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지만 이처럼 이해하기 쉽게 그 반대이유를 피력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나는 린드그렌을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을 비롯하여 『산적의 딸 로냐』와 『소년탐정 칼레』 등 여러편의 이야기로 전 세계에 독자를 갖고 있는 유명한 동화작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그의 또 다른 면모를 알게 되어 전보다 훨씬 더 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농장에서 나고 자란 린드그렌은 어린 시절에 무척 놀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스스로 이렇게 놀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험한 놀이도 즐겼던 덕분에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나 『소년탐정 칼레』에서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를 그토록 실감나게 묘사할 수 있었나 보다. 거의 자신이 직접 놀았던 놀이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한다. 이 부분은 절대적으로 노는 시간이 부족한, 아니 거의 놀 수 있는 시간이 없이 자라고 있는 우리아이들이 엄청 부러워할 일이겠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스웨덴이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최고의 인물로 꼽힌다는 것은 유럽에 열풍을 몰고왔던 베스트셀러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3부작’이 증명한다. 밀레니엄 시리즈에는 린드그렌에 대한 오마주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 주인공의 이름은 『소년탐정 칼레』의 주인공 칼레의 이름을 딴 블롬크비스트고, 여자 주인공인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성격이나 하는 짓이 여러모로 삐삐 롱스타킹을 떠올리게 한다. 린드그렌 자신과 그의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 속 주인공들까지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우리가 교육현장에서 그토록 힘주어 부르짖었던 “기본이 바로 선 어린이”에서의 그 ‘기본’이라는 것이 린드그렌의 모습에서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리도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그것이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이것은 린드그렌의 노력으로 스웨덴에서 체벌을 금하는 법이 처음 통과되었을 당시와 비슷하다. 독일은 대놓고 비아냥거리며 이제 스웨덴에서는 아이들이 뺨을 맞았다고 부모를 고소할 수 있다고 했다나!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역을 휩쓸었던 구제역 파동에 대해서도 반성하게 한다. 농장에서 동물들과 함께 자란 린드그렌은 동물들도 두려움과 고통을 느낀다며 자신의 본모습을 잃어가는 동물들을 안타까워했다. 더 이상 농장이라고 말하기 어려워 ‘공장’이라고 부르게 된 잔인한 동물사육환경을 알리고 법제도로 이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노력했던 점은 구제역 파동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야 잘못된 사육 환경에 대해 반성했던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린드그렌은 어쩌면 가장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을 평생에 걸쳐 주장해왔고 실천했다. “아이들은 무조건 사랑받고 신나게 놀면서 자랄 권리가 있다.” “확실한 처리방법이 없는 위험물질을 사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본모습을 지니고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의 이야기는 이 세상의 이치 중에서 너무나 당연하고 가장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는 일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하지만 린드그렌이 보기에는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더라는 것도 살짝 충격적이었다. 사실이 그렇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엄마의 품에서 자랄 수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엄마가 몸소 양육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미혼모로서 첫아이를 자신의 품안에서 키우지 못했던 안타까움에 더해진 린드그렌의 통찰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알면 알수록 더욱 더 존경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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