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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시시(詩詩)한 책들] ‘k-멈춰!’는 우스갯소리가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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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3-07 12:23 조회 2,67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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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멈춰!’는 

우스갯소리가 되었지만 



언론을 통해 학교폭력에 관한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순수하고 성실한 이미지로 뜬 모 아이돌이 실은 학 창시절에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식의 폭로는 대중들이 그를 헐뜯고 손가락질하기 좋을 만큼 자극적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든 간에 여전히 피해자는 고통받고 있으며 학교폭력은 더욱 치밀하 고 잔인하게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순간 “멈춰!”라고 말하자는 캠페인은 대중의 뭇 매를 맞았다. 단순히 멈추라고 하면 학교폭력이 멈춰지냐는 이유에서다. 슬프게도 학교폭력이 얼마나 가볍 게 다루어지는가를 알 수 있는 예시다. 현대인들은 ‘남과 나는 다르지 않다.’, ‘남을 괴롭히면 안 된다.’ 같은 말은 보편적 진리 또는 최소한의 교양이라고 믿는다.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야 할 학창시절을 지옥으로 만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학교’와 ‘사춘기’를 공포와 고통으로 기억하고 있는 시집을 소개한다. 이 아픔에 공감하며 다음에는 따스한 손길을 건네줄 수 있기를.  유승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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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이기리 지음|민음사|2020 


시집은 무작위로 시를 모아서 엮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의도한 기획에 따라 구성된다. 이 시집의 화자는 학창시절에 왕따와 괴 롭힘을 당하는 연약한 화자다. 학급에서 집단적으로 괴롭힘을 당하지만, 선생님을 비롯하여 어느 누구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 화자는 지속적으로 불행을 느끼며 자신의 존재가 쓸모없다고 여 기게 된다. 시에서 묘사되는 폭력의 형태는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지우개에 맞”는 비교적 가벼운 폭력부터 “불 꺼진 화 장실에서 오줌을 쌀 때마다 어둠 속에서 어떤 손아귀”가 나타나 서 괴롭히거나 “내 불알을 잡고 흔들며 웃는” 등 심각한 수준의 폭력까지 서슴지 않고 보여 준다. 미성숙한 아이들의 장난일 수 있다. 미성숙하기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이라고 가정했을 때, 학 교는 해야 할 것을 배우는 장소면서 동시에 해서는 안 될 것 또 한 배워야 하는 장소여야 한다. 시집의 제목을 다시 보자. 너희들 이 짓는 평범한 ‘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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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 

김승일 지음|파란|2016 


폭력의 수위와 잔혹함을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먼저 소 개한 시집에 나오는 폭력보다 이 시집의 폭력은 조금 더 세다. 가 해자들은 화자의 입에 ‘마우스 피스’를 물리고 얼굴에 주먹을 날 리거나 ‘귀싸대기’를 날리며 ‘해독 불가능한 언어’로 화자를 모욕 한다. 이때 ‘시는 아름다워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질문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김승일이 구축한 세계는 지나치게 잔 혹하고 추하다. 대답을 고민해 본다. 시는 아름다워야 하는가? 당연히 아니다. 아름다움을 정의하는 일도 어렵지만 시는 세계의 본질을 다루는 장르다. 이 시집은 믿기 어렵고 경악할 수준의 폭 력과 고통이 누군가의 현실이라는 증거이자 기록이다. ‘자살’까지 고민하게 하는 고통이 세계의 본질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변화해 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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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김행숙 지음|문학과지성사|2003 


청소년기의 주요한 사건 중 하나는 2차 성징일 것이다. 자신의 몸 을 낯설게 느끼는 동시에 타인의 몸에 호기심이 생긴다. 이는 자 연스러운 일이지만 이 자연스러움이 자칫 타인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까지는 잘 알기 어렵다. “모래밭에 누워 있는 소녀 와,//볼록한 가슴에 얹어주는 뜨거운 모래에 대해 상상하는 일은 즐겁다”고 생각하는 소년이 있다. 어느 날 소년은 ‘육체적 욕망’ 을 실현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 욕망이 사랑 혹은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사춘기’인 복잡한 마음의 화자는 세계를 거북하게 느 낀다. ‘귀신’이 되기도 하며 불안하고 분열한다. 마치 거울처럼 깨 지기 쉬운 연약한 화자는 어디 멀리 살고 있는 희귀한 존재가 아 니라 내 옆에 앉아 있는 친구일 수도 있다. 오늘은 친구와 떡볶이를 먹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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